지난 1월 시선집 『길은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시선사)를 간행한 박찬선 시인이 이어서 올해 들어 두 번 째 시집으로 『물의 집』을 한일사 시인선 첫 권으로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낙동강문학관 개관(9월 25일) 기념으로 낙동강 연작시 60편을 담은 시집이다. “낙동강은 ‘상주’, ‘동학’과 함께 내 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제 그 기틀이 짜인 셈이다”라고 시인의 말에서 밝혔다.
‘상주’ 연작시’는 출발과 함께 문단의 주목을 받아 ‘흙의 문학상’으로 이어졌으며 1985년 문학세계사에서 『상주』시집을 내어 전원시의 새 경지를 펼쳤다.
본지에 상주사랑 연작시 426회를 연재하고 있는 “상주는 떠도는 내 영혼의 귀의처이자 보금자리이며 내 시의 화두(話頭)이자 시적 이상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해 떠 오르는 동녘의 학으로서 생명의식을 일깨우는 동학은 눈뜸이요, 깨침이자 자존이며, 인간 사랑이요, 생명운동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동학을 주제로 한 시집 『우리도 사람입니다』(시인동네)를 펴냈다. 그리고 “낙동강은 흘러갔다가 돌아온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겁의 의미를 안고 새롭게 돌아온다. 순환과 융합, 통섭의 진리를 지닌다”고 하여 강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혔다. 이번 시집 『물의 집』으로서 그의 시세계의 바탕이 튼튼하게 갖춰지게 되었다.
『물의 집』에는 낙동강에 대한 유년의 체험과 일화, 유적과 정경, 현상의 변화에 따른 시인의 상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강변에 트인 시의 길을 오가며 만년의 과제로 낙동강을 다시 볼 때가 되었고 낙동강에 대한 시적 탐구는 정작 이제부터라고 한다.
낙강범월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작업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박 시인에게는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상주와, 미래로 나아가는 낙동강과, 정신의 바탕으로서 동학이 있다. 앞으로 현상과 이상으로 상징되는 세 요소가 융합된 시세계의 전개가 기대된다. <김용만 편집국장> |
2021년 10월 13일 (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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